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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든 피겨스, 인종과 성별을 넘은 수학의 기적

by SINNANDA 2025. 4. 9.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성공적인 우주 개발 이면에 숨겨졌던 세 명의 흑인 여성 수학자의 감동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전기 영화가 아니라, 1960년대 미국 사회의 인종 차별과 성별 차별이라는 이중 장벽을 정면으로 마주했던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평등과 도전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수학이라는 분야에서 이들이 보여준 능력과 헌신은 여성 STEM 인재들에게는 희망의 상징이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영화 히든 피겨스 포스터

인종차별을 뚫고 나아간 그녀들

‘히든 피겨스’의 주인공인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은 모두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 당시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었던 인물들입니다. 1960년대 미국은 법적으로 인종이 분리된 사회였고, 흑인은 화장실, 식당, 학교, 버스 등 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백인과 분리된 공간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NASA 내부에서도 이러한 차별은 엄연히 존재했습니다. 흑인 여성들은 백인과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없었으며, 같은 건물 안에서도 화장실을 쓰기 위해 수백 미터를 달려가야 하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들은 뛰어난 수학 실력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해 나갔습니다. 캐서린 존슨은 존 글렌 우주 비행의 궤도를 직접 계산했으며, 이 계산은 우주인의 생명과 직결되는 핵심 작업이었습니다. 도로시 본은 FORTRAN 프로그래밍을 독학하며 최초의 흑인 여성 슈퍼바이저가 되었고, 메리 잭슨은 법적 장벽을 깨고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로 등극했습니다. 그들의 성취는 단지 수학적 능력의 증명만이 아니라, 당시 사회가 강요한 인종의 경계를 초월한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증명이었습니다.

성별 장벽과의 싸움

'히든 피겨스'는 인종차별뿐 아니라 성차별의 현실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당시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는 거의 전적으로 남성 중심이었으며, 여성의 지적 능력은 과소평가되기 일쑤였습니다. 특히 여성 수학자나 엔지니어는 남성 동료들에 비해 주요 프로젝트나 결정권에서 배제되기 쉬웠고, 경력을 쌓는 데도 수많은 장벽이 있었습니다. 캐서린 존슨은 회의에 참석하는 것조차 허락받지 못했으며, 중요한 보고서에 이름조차 올릴 수 없었습니다. 메리 잭슨은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백인 전용 학교의 수업을 들어야 했고, 이를 위해 직접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했습니다. 도로시 본 역시 정식 승진 없이 업무를 떠맡아야 했으며, 자신보다 경력이 짧은 백인 직원에게 지시를 받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직장에서의 권리를 넘어서, 다음 세대를 위한 문을 열겠다는 각오로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STEM 분야에서 비슷한 장벽을 마주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깊은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수학이 만든 우주의 길

히든 피겨스의 감동은 결국, ‘수학’이라는 추상적인 도구가 얼마나 현실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캐서린 존슨이 계산한 궤도 공식은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 수치는 오늘날까지도 우주비행의 기초 공식으로 여겨질 만큼 정교했습니다. 도로시 본은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할 것으로 우려되던 시점에, 스스로 프로그래밍 능력을 익히고 부하 직원들에게 교육함으로써 '자동화'라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메리 잭슨은 항공기 테스트 데이터를 분석하는 실력으로 공기 역학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를 수행하며, 흑인 여성도 기술적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그들의 수학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언어였고 억압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열쇠였습니다. 여성의 손끝에서 계산된 수식이 로켓을 쏘아 올렸고, 인류의 우주 개척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재능과 노력은 인종이나 성별을 구분하지 않으며, 진정한 능력은 장벽을 넘어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히든 피겨스’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되짚는 영화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존재하는 차별과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세 명의 흑인 여성 수학자가 보여준 용기, 헌신, 끈기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영화 속 그들의 감동 실화는 앞으로의 세대에게 꿈과 도전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